인류사의 맥락에서 경제 발전 과정 속에서 진화적 요인이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가에 대한 탐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활발히 이어져 왔다. 오데드 갈로어와 오메르 모아브는 세계 경제가 오랜 정체 상태에서 성장 국면으로 이행하는데 있어 진화의 힘이 결정적이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으며, 역사적·선사 시대적 조건이 인간 특성의 구성을 바꾸는 방향으로 작동하여 이후의 경제 발전에 지속적 영향을 남겼음을 강조한다. 갈로어와 모아브는 맬서스적 압력이 단순히 인구 규모뿐만 아니라 인구의 구성 자체를 규정했다고 본다. 즉, 경제적 환경과 잘 맞아떨어지는 특성을 지닌 집단은 소득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자손을 남겼으며, 이러한 형질이 세대를 거듭해 축적됨으로써 장기적으로 성장을 촉진시켜 인류가 정체의 국면을 넘어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현대적 경제 체제로 이행하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맬서스적 시대에 자연 선택이 부모의 아동 투자 성향을 강화하여, 결과적으로 인적 자본 축적·기술 진보·인구학적 전환·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러한 진화 메커니즘에 기반한 가설은 경험적·계량적 방식으로 검증되어 왔다. 예컨대 1608~1800년 사이 퀘벡 지역에 거주했던 약 50만 명의 족보 자료는, 무조건적인 다산보다 적정 수준의 출산과 자녀의 질에 대한 집중적 투자가 장기적으로 번식 성공에 더 유리했음을 보여준다. 출산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자녀의 교육 수준, 결혼 연령, 생존 가능성에 부정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도 이 연구에서 확인된다. 갈로어와 오메르 오자크는 인류사 전반에 걸쳐 시간 선호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고찰한다. 그들은 맬서스 시대에 농업 생산에서의 높은 투자 수익이 특정 농업적 특성의 선택·적응·학습을 촉발하여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장기 지향적 태도가 점차 확산되었다는 가설을 세운다. 나아가 이러한 농업 특성의 분포 변화가 오늘날 기술 수용, 교육 수준, 저축 성향, 심지어 흡연과 같은 행태적 차이에까지 연결되어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갈로어와 비아체슬라프 사비츠키는 손실 회피 현상의 진화적 기초를 규명하려 했다. 그들은 가용 자원이 생존을 위협할 만큼 최소 수준에 머물렀던 시기에, 인류가 기후 충격과 번식 성공의 비대칭적 영향을 경험하며 점차 손실에 민감한 성향을 발전시켰다고 본다. 실증 연구는 기후 변동성이 큰 지역에서 기원한 집단이 상대적으로 손실 중립적인 반면, 기후 조건이 일정하게 상관된 지역 출신 집단은 손실 회피적 성향을 강하게 보이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갈로어와 스텔리오스 미칼로풀로스는 기업가 정신의 공진화와 장기적 경제 발전을 탐구했다. 그들은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위험 감수적 성향이 기업가적 이점을 가져왔고, 이로 인해 경제 성장의 속도가 가속화되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발전이 고도화된 단계에서는 위험 회피가 더 큰 진화적 이익을 제공했으며, 이는 국가 간 수렴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접근은 경제학의 다양한 편향과 합리성 가정의 불일치를 설명하기 위해 진화심리학을 도입하는 것이다. 효용과 같은 기본 개념조차도 조상 환경에서 적응도를 극대화했던 생물학적 선호의 산물로 이해될 수 있다. 예컨대, 고칼로리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은 생존에 유리했던 환경에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손실 회피 역시 생계 수준에서 자원의 감소가 곧 사망 위험으로 이어졌던 상황에서 합리적 전략이었을 수 있다. 이러한 진화적 접근은 집단 선택이나 상호 이타성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경제 이론이 예측하는 것보다 인간이 더 협력적·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또한 남성과 여성 간의 위험 성향 차이 역시 번식 성공률의 분산 정도와 연결 지어 해석할 수 있다. 위험 추구가 실패할 경우 암수 모두에게 불리하지만, 남성의 경우 성공적인 위험 감수는 번식 성공률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진화적으로 다른 전략이 채택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빈도 의존적 선택 또한 협력·기만과 같은 전략의 변동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제시된다. 현대 경제학은 가치·분배·성장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며, 이는 진화적 직관이 현재의 경제 환경과 괴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조상 환경에서는 무역·분업·자본재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기술 변화는 느렸으며, 부의 격차는 작았으나 착취적 관계로 인한 불평등은 제로섬 게임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런 맥락에서 인간은 자유무역의 이익, 자본재의 가치, 기술 발전의 장점을 직관적으로 과소평가할 수 있다. 또한 노동 수요가 실질임금의 감소 함수이며 소득 격차가 개인의 한계 생산성 차이를 반영한다는 신고전파적 설명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 역시, 사람들이 여전히 "일자리 수는 고정되어 있다"라는 제로섬적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최저임금제가 고용을 줄인다는 점이나, 해외 일자리 증가가 자국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큰 소득 불평등을 생산성 차이가 아닌 착취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개인 유권자가 경제학을 깊이 학습할 유인이 적은 현실은 정치가들이 대중적 직관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신고전파 학파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수요가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 보지 않으며, 최저임금제가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노동가치론이나 현대 마르크스주의의 착취 개념 역시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 스라피아 경제학처럼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도 착취가 존재한다는 관점은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특정 진화론적 해석이 지나치게 시장 중심의 논리에 기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