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블런에 따르면 모든 문화는 물질적 기반 위에 세워져 있으며, 생존과 생활 과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기술에 의존한다. 동시에 모든 사회는 지위에 따른 위계적 구조, 즉 '비열한 구별(conspicuous distincion)'을 수반한다. 사회적 삶에는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한다. 첫째는 과거 전통과 신화를 이어가는 '의식(ritual)'의 영역이고, 둘째는 미래 지향적이며 기술적 명령을 중시하는 '도구적(instrumental)' 측면이다. '도구적'활동은 결과를 통제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기술적 판단을 의미하며, 반면 '의식적'활동은 전통과 관습을 유지하는 성격을 가진다. 이러한 '베블렌 이분법(Veblenian dichotomy)'은 존 듀이의 '도구적 가치 이론'의 특수한 변형으로도 해석된다. 베블런의 저작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과 '기업 이론(The Theory of Business Enterprise) 이지만, 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저술 중 '제국 독일과 산업혁명(Imperial Germany and the Industrial Enterprise)과 1898년의 에세이 역시 후대 사회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의제를 제시했다. TOLC와 TOBE는 함께 신고전학파의 한계효용적 소비 이론과 생산 이론에 대한 대안적 틀을 구성한다. 두 저작 모두 베블런이 제시한 가치 평가의 핵심, 즉 '의식과 도구적 활동의 이분법'에 기초한다. 의식적 행동 패턴은 단순히 과거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제도적 구조 속에 뿌리내린 편견과 특수한 이익을 형성하는 기초로 작용한다. 반면 도구적 판단은 새로운 이익 창출을 가능케 하며, 기존 질서를 전복하는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분석의 연장은 1920년대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클라렌스 E.에이레즈에 의해 보다 체계적이고 명시적으로 발전되었다. 알치안(1950)의 기념비적 논문은 불확실성과 정보의 불완전성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보여주는 적응적 성공 자체가, 전통적으로 상정되어 온 이윤 극대화 가정을 대체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케네스 볼딩 또한 사회과학에 진화론적 방법을 도입할 것을 옹호한 대표적 인물로, 그의 저작 Evolutionary Perspertive에서 이러한 입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어서 애로, 코스, 노스와 같은 학자들은 이와 같은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보다 구체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면, 잭 다우니(Jack Downie) 와 에디스 페너로즈(Edith Penrose)의 연구는 산업 내 개별 기업 수준에서 진화 과정을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였다. 20세기 초반을 살았던 슘페터는 경제발전 이론(The Theory of Economic Development)의 저자이다. 이때 그가 사용한 독일어 'Entwicklung'이라는 용어는 '발달'이자 동시에 '진화'로 번역될 수 있는데, 초기 번역자들은 프랑스어 développement에 따라 'development'라는 표현을 선택했다. 이는 다윈이 사용한 'evolution'과 대조되는 용법이었다. 그러나 슘페터는 하버드 교수로서 집필한 후기 영어 저작에서는 직접적으로 'evolution'이라는 표현을 채택하였다.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경제발전'이라는 용어로 정착하였다. 슘페터의 이론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진화론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는 통상적인 '균형 상태'에 기초한 경제 문제를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았지만, 기업가가 혁신을 도입하는 순간 이러한 균형은 지속적으로 무너진다고 보았다. 혁신, 곧 '창조적 파괴'는 기존의 기술과 생산 수단을 대체함으로써 경제의 정상적 흐름을 중단시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 질서를 탄생시킨다. 현대 진화경제학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는 리처드 넬슨(Richard Nelson)과 시드니 윈터(Sidney Winter)가 공동 집필한 경제 변화의 진화론적 이론의 출간이었다. 두 학자는 기술 변화와 일상적 경제 행위를 분석의 핵심 대상으로 삼으면서, 경제 내의 지속적 변화가 일종의 진화 과정을 반영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과정은 근본적으로 다윈주의적 성격을 띠며, 변이를 발생시키고 선택을 가능하게 하며 자기 복제를 허용하는 메커니즘을 전제로 한다. 또한 이들은 고전경제학이 강조하는 '안정적 균형 상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꾸준한 변화(steady change)'라는 표현을 도입하여 차별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접근법은 사회학에서의 인구생태학적 또는 조직생태학적 시각과도 비교될 수 있다. 최근 들어 넬슨, 도시, 파이카, 말레르바, 윈터 등은 진화경제학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며 이론을 갱신하였다. 밀턴 프리드먼은 시장이 주요한 선택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고 보았다. 즉, 경쟁 속에서 적절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결국 파산하거나 퇴출되며, 시장은 살아남을 기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경쟁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업의 다양성은 제품과 경영 관행 모두에서 드러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이 보유한 '루틴(routine)', 즉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행동 양식에 의해 규정된다. 기업들은 이러한 루틴을 모방하고 확산시키면서 성공적인 방식의 '상속'을 형성한다. 더 나아가 쿠르트 도프퍼, 존 포스터, 제이슨 포츠는 이러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마이크로-메조-매크로 프레임워크'를 일반 이론으로 제안하였다. 경제적 과정은 삶의 과정의 일부이며, 따라서 본질적으로 진화적 성격을 지닌다. 생활 과정을 묘사하는 진화 방정식은 고정비와 변동비 같은 핵심 경제 요인을 분석할 수 있는 공식으로 환원될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른 환경 조건 속에서 다양한 속성을 지닌 경제 주체들이 어떤 수익과 경쟁력을 발휘하는지도 평가할 수 있다.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각 주체와 시스템의 경재역이 재편되고, 이로써 경제 시스템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최근 들어 진화적 모형은 실용적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제품 설계의 최적화, 서비스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등 복잡한 문제 상황에서 진화경제학적 접근법은 점차 중요한 해법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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